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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생활비 150만원으로 서울 자취 가능할까? 6개월 실제 후기

서울에서 150만원으로 정말 살 수 있을까? 6개월 동안 직접 살아보며 기록한 실제 지출 내역과 생존 전략.

2026년 5월 23일조회 0

"서울에서 150만원으로 살 수 있어요?"

이 질문을 처음 들으면 대부분 고개를 젓는다. 서울 물가가 얼마인데.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가능하다. 단, 조건이 있다.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는 아니다.

나는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딱 6개월 동안 서울에서 150만원 예산으로 자취를 했다. 회사 계약직으로 올라온 거라 월급이 크지 않았고, 저축도 해야 했다. 이 글은 그 6개월 동안 실제로 어떻게 쓰고 어떻게 버텼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예쁜 자취방 인테리어 사진은 없다. 대신 통장 잔고가 바닥나지 않기 위해 고민했던 것들이 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 150만원의 실제 의미

150만원이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에게는 "한 달 커피값도 안 되는데?"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 정도면 넉넉하지 않나요?"다.

서울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자취방 월세 평균은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강남·마포·성수 같은 인기 지역 원룸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580만원이 기본이다. 여기서 관리비, 공과금 더하면 8090만원. 150만원에서 주거비가 90만원이면 나머지 6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핵심은 어디에 사느냐다. 이걸 먼저 정하지 않으면 150만원 예산 자체가 의미가 없다.


주거비: 전체 예산의 35% 이하를 목표로

아래 이미지는 150만원 예산을 항목별로 어떻게 배분하는지 보여준다.

월 생활비 150만원 예산 분배 구성

150만원 예산에서 주거비는 최대 50~55만원 선에 맞춰야 나머지가 돌아간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서울 내 옵션은 크게 세 가지다.

고시원 (30~45만원)

솔직히 처음에는 고시원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고시원은 예전 고시원이 아니다. 리모델링한 신규 고시원은 에어컨, 냉장고, 침대가 다 있고 관리비 포함에 공과금도 포함이다. 월 35~42만원 선이면 강남구나 마포구 바로 옆 자치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단점은 분명하다. 공간이 극단적으로 좁다. 보통 4~6평. 화장실 공용인 곳도 있다. 요리를 제대로 못 하는 곳도 많다. 6개월 중 처음 두 달은 고시원에 살았는데, 주방이 없어서 식비가 오히려 더 나갔다.

반지하 원룸 (45~55만원)

반지하는 이미지가 나쁘지만 의외로 살 만하다. 채광 문제는 있지만, 방 자체는 고시원보다 훨씬 넓다. 보통 7~9평. 독립된 화장실과 주방이 있다.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게 식비 절감에 직결된다.

내가 3개월째부터 이사한 곳이 강북구 쪽 반지하 원룸이었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 48만원. 관리비 5만원 포함하면 53만원. 고시원 때보다 10만원 정도 더 나갔지만, 요리를 시작하면서 식비가 15만원 줄었다. 결과적으로 더 이득이었다.

서울 외곽 원룸 (50~60만원)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중랑구, 금천구 같은 외곽 지역은 강남보다 월세가 훨씬 낮다. 지하철 거리는 멀지만 교통카드 하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게 서울이다. 1시간 통근이 부담스럽지 않다면 이쪽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5만원짜리 8평 원룸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세 가지 유형의 비용과 조건을 한눈에 비교한 이미지다.

서울 자취방 유형 비교 — 고시원, 반지하, 외곽 원룸


식비: 한 달 35만원으로 먹고 사는 법

식비에서 많이들 실수한다. "외식 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데, 직접 계산해보면 생각보다 복잡하다.

편의점 삼각김밥 하나가 1,500원이다. 하루 세 끼를 편의점이나 배달로만 때우면 하루 2만원은 가볍게 나간다. 한 달이면 60만원이다. 이게 현실이다.

직접 요리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

주 1회 장보기 패턴 만들기

나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동네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5~7만원어치를 샀다. 계란 30개, 두부, 닭가슴살, 채소류, 라면, 통조림 등. 이걸로 5일치 식재료가 나온다. 주중 평일은 직접 요리하고, 주말 하루 정도만 외식했다.

월 식비 실제 결산:

  • 장보기: 주 57만원 × 4주 = 2228만원
  • 회사 구내식당 점심 (월~금): 주 5회 × 4,000원 × 4주 = 8만원
  • 주말 외식 12회: 24만원
  • 합계: 32~40만원

30만원은 솔직히 조금 빡빡하다. 35만원 정도를 실질적인 목표로 잡는 게 현실적이다. 딱 하나 팁을 꼽자면: 식비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배달앱 삭제다. 배달앱이 깔려 있으면 귀찮을 때마다 손이 간다. 앱을 지우고 나서 식비가 월 8만원 줄었다.


교통비: 의외로 이 항목은 쉽다

서울 대중교통은 정말 잘 되어 있다. 지하철과 버스를 기후동행카드로 활용하면 월 6~9만원 선에서 해결된다.

2024년부터 시행된 기후동행카드(월 6만 5,000원, 따릉이 포함)로 서울 내 지하철·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출퇴근 거리가 멀더라도 대중교통 중심으로 생활하면 교통비 9만원을 넘기기 어렵다.

택시는 사실상 제로베이스로 생각하는 게 좋다. 카카오택시 기본 요금이 요즘 얼마인지 아는가? 서울 도심에서 15분만 타도 만원을 훌쩍 넘는다. 한 달에 택시 5번이면 5~7만원이 날아간다. 대중교통 막차를 놓치지 않는 습관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머지 고정 지출 정리

통신비

알뜰폰으로 바꿔라. 이건 진심이다. KT, SKT, LG 3사 요금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헬로모바일, 알뜰폰허브 같은 알뜰폰 서비스로 데이터 1015GB 요금제를 월 23만원으로 쓸 수 있다. 3사 동일 요금제 대비 절반 이하 가격이다. 나는 이것만으로 월 3만원을 아꼈다.

공과금

전기·가스·수도를 합산하면 여름·겨울에는 812만원, 봄·가을에는 46만원 정도 나온다. 연평균 7만원으로 잡으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에어컨과 전기장판을 아끼는 게 핵심이다. 여름에 에어컨을 24시간 틀면 전기세가 순식간에 20만원을 넘는다. 선풍기와 아이스팩을 활용하고, 겨울에는 전기장판보다 온수매트가 장기적으로 전기세가 덜 나온다.

생활용품·세면도구

한 달에 1~2만원 정도면 된다. 다이소와 쿠팡 로켓배송을 잘 활용하면 생활용품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세탁세제, 주방세제, 화장지, 칫솔 등을 한꺼번에 사두면 단가가 낮아진다.


6개월 실제 월별 지출 기록

아래는 실제로 기록한 6개월 평균 지출이다.

항목예산실제 평균
주거비 (월세+관리비)55만원51만원
식비35만원37만원
교통비9만원7만원
통신비3만원2만 8천원
공과금8만원6만 5천원
생활용품5만원3만 2천원
여가·외식·기타20만원28만원
비상예비비15만원12만원
합계150만원147.5만원

여기서 보이는 것: 식비와 여가비에서 예산이 초과됐다. 식비는 계획적으로 장을 봤음에도 외식 유혹을 완전히 끊기 어려웠다. 여가비는 11월에 지인 모임과 크리스마스 관련 지출이 몰리면서 35만원까지 나간 달도 있었다.

이 표에서 진짜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이다. 교통비, 통신비, 생활용품 — 이 세 항목은 예산 대비 오히려 덜 나갔다. 즉, 예측 가능하고 통제하기 쉬운 고정비는 잘 잡힌다. 문제는 항상 변동비, 특히 여가와 식비다. 이 두 항목에 여유를 두고 예산을 짜야 현실적이다.


6개월 동안 배운 교훈 3가지

첫째, 월세가 낮아야 모든 게 풀린다.

150만원 예산에서 주거비가 60만원을 넘어가면 나머지 구조가 무너진다. 선택지를 넓히려면 사는 동네 고집을 버려야 한다. 강남 근처에 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통근 40분 더 쓰고 월 20만원을 아끼는 게 훨씬 현명하다. 그 20만원이 반년이면 120만원이다.

둘째, 식비는 요리 능력과 직결된다.

외식이나 배달에 의존하면 식비가 50만원을 넘는다. 반찬 몇 가지 만들어두고, 밥솥 하나 있으면 하루 세 끼에 1만원도 안 쓸 수 있다. 요리를 못 한다면 최소한 밥+계란 프라이+김치 조합이라도 직접 하는 습관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게 우습게 보여도 월 10만원 차이가 난다.

셋째, 비상예비비는 반드시 따로 빼둬라.

150만원이 들어오는 날, 즉시 10~15만원을 별도 통장이나 봉투에 넣어두어라. 6개월 동안 예상치 못한 지출이 없는 달이 없었다. 자전거 타이어 펑크, 감기약, 친구 결혼 축의금, 우산 분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한 달에 10만원은 기본이다. 예비비 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이너스가 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

150만원 자취를 시작하거나 지금 예산을 줄이려 한다면, 이것부터 해보자.

  1. 통신비부터 바꿔라. 알뜰폰허브에서 요금제를 비교하고 이번 달 안에 바꿔라. 이번 달 청구서부터 달라진다.
  2. 기후동행카드를 신청하자. 서울 내 이동이 잦다면 월 6만 5,000원 정액권이 확실히 유리하다. 서울시 공식 안내에서 신청 방법을 확인하면 된다.
  3. 이번 주 식단 계획을 짜보자. 일요일에 장 한 번 보고 월~금 식재료를 준비해두는 습관. 이것만 해도 식비가 달라진다.
  4. 가계부 앱을 설치하자. 뱅크샐러드나 토스 가계부로 지출 카테고리별로 자동 분류되게 해두면, 어디서 새는지 한눈에 보인다.
  5. 지금 사는 동네 주변을 다시 검색해보자.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직방에서 현재 거주지 기준 반경 3~5km로 확대해서 검색하면 의외로 좋은 매물이 있다.

150만원으로 서울 자취, 불가능하지 않다. 단, 이건 편안한 삶이 아니라 전략적인 삶이다.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같은 150만원도 전혀 다른 생활이 된다. 6개월 버텨본 입장에서 하나만 더 말하자면 — 처음 두 달이 제일 힘들다. 그 고비만 넘기면 생각보다 적응이 된다.


FAQ

Q. 보증금 없이 자취를 시작할 수 있나요? 초기 목돈은 얼마나 필요한가요?

보증금 없이도 가능한 옵션이 있다. 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는 곳이 대부분이다. 다만 보증금이 낮을수록 월세가 올라가는 구조라, 처음에 보증금을 최대한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고시원에서 시작해 6개월치 보증금을 모은 뒤 원룸으로 이사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반지하 원룸 기준 보증금은 5001,000만원. 거기에 이사비 2030만원, 첫 달 생활용품 구입비 1020만원, 혹시 모를 여유자금 3050만원을 포함하면 최소 600~1,100만원의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Q. 150만원 안에서 저축도 가능한가요?

150만원으로 서울에서 먹고살면서 저축까지 하기는 솔직히 버겁다. 위 표를 보면 평균 147.5만원을 썼다. 실질적인 저축을 원한다면 150만원이 생활비 예산이고, 수입은 그보다 높아야 한다. 월 200만원 수입이라면 50만원 저축이 가능한 구조다.

Q. 가장 절약하기 어려운 항목은 무엇이었나요?

단연 식비와 여가비다. 친구들이 "오늘 한 잔 하자"는 말을 거절하는 게 의외로 심리적으로 힘들다. 한두 번은 가능하지만 계속 거절하면 관계가 소원해질까봐 걱정되기도 한다. 나는 이 부분을 "월 2회 외부 모임"이라는 규칙으로 정해두고, 그 이상은 집으로 초대하거나 공원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Q. 150만원 자취에 가장 적합한 서울 동네는 어디인가요?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가 현실적이다. 지하철 4호선·1호선·7호선이 지나가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은평구나 중랑구도 월세 대비 주거 환경이 좋은 편이다. 직장이 강남이라면 통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이 될 수 있지만, 월세 차이가 20~30만원이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다방이나 직방에서 해당 지역 필터를 걸고 비교해보길 권한다.

Q. 150만원 생활을 하면서 정신건강은 어땠나요?

이 질문이 사실 가장 중요하다.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 두 달은 꽤 힘들었다. 고시원에서 좁은 공간에 갇혀 있고, 지출을 매일 체크하고, 친구 약속을 줄이다 보면 외로움과 우울감이 같이 온다. 반지하로 이사하고 요리를 시작하면서 훨씬 나아졌다. 공간이 좀 더 넓어지고, 직접 만든 음식이 주는 소소한 성취감이 생각보다 컸다. 예산 생활의 최대 적은 돈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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